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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보내온메일.

SaigonKim 2012. 3. 14. 11:39

가족과 떠러져 먼나라 사이곤에서 늙은이 혼자 산다는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오늘 우연히 받은편지함을 뒤지다 아들이 보내온 메일을 다시 읽어보며 깊은 수렁에 빠진듯하다.

받는이 "김성찬" <hanil9146@hanmail.net> 추가
보낸날짜 2006년 3월 04일 토요일, 오후 17시 46분 25초 +0900

제목 열심히 살기....!!!
아버지 안녕하세요^^ ?

저 보다 메일을 더 자주 쓰시내요~!! 아들로써 부끄럽기도 합니다......
아버지 저는요~ 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번도 아버지가 부끄럽다거나 아버지 때문에
제 인생에 걸림 돌이 되신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채우고 싶은것은 하나 있긴 하지만 절실한건 아직 없어요.... 채우고 싶은건 제가 살 집이죠....
그 집이 저 혼자 산다면 그렇게 큰 필요성은 못 느낄거예요.... 저도 처가 있고 자식이 있다보니까 필요한 거죠.... 아버지 저는요 살면서 아버지 생각이 더 나요....!!!
어떤 생각이냐면...? 우리 어렸을때 생각부터해서 결혼 전까지.....!!!
정말 우리 부모님 대단하다고 생각 합니다..... 제가 부모가 되어보니 알겠더라구요..
한 집안에 가장.....! 정말 힘든 직업 것 같아요.... 물론 가사도 힘이 들겠지만요...
하지만? 저는 느끼는게.... 남자들은 좀 불쌍한것 같아요.... 그 남자들이 가장이라는 직업을 가진 남자들이죠.... 젊음을 가정을 위해 쏟아 부었건만 남는건 마누라에 박대와 자식들에 소외감이겠죠? 물론 다 그렇지는 안겠지만 제가 보는 사회는 거의 그래요....
그래서 남자들의 가장 이라는 사람들은 불쌍해요... 이담에 저도 그렇게 되겠지만요....
근데 아버지 글을 보니까 참~~ 슬퍼요.....
그리고 참~ 안타깝습니다.... 어디서부터 이 일이 꼬인 것일까요?
아버지 고등학교때부터? 아님 월남 전쟁때부터? 어째든 세월이 흘러서 오늘까지 왔어요....상황은 안좋은 상태고.... 하지만 아버지 저는요... 제가 하는 얘기가 아버지 상황에 맞다고는 할수는 없지만 전 이렇게 생각 합니다...
내 인생은 내것이다.... "인생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고 마지막 점도 내가 찍는 것이다"..내 인생 누가 살아 주는것도 아니고, 누가 책임져주는 것도 아니니, 내 인생은 정말 화려하고 멋진 인생을 살자!!!
누가 이렇게 살고 싶지 안겠습니까, 그쵸?
아버지..... 몸이 편찮으시고 힘이들고 하지만, 정말 남은 인생은 아버지를 위해서 살았으면 합니다.... 제가 해드릴수 있는건 지금은 아무것도 없지만, 저는 정말 남은 인생을 아버지 자신을 위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아버지 마음에 꽃을 피워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힘이들지만 항상 미소가 있는 아버지가 되었으면 합니다... 힘내시고 항상 이 아들이 "화이팅!!" 하겠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절 낳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현구야 애비를 걱정해주니 너~엄 고맙구나.

아들녀석 말대로 내인생 내것이고 누가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닌데 내마음대로 살수 없다는것이

현실이거늘.............그냥 이대로 조용히 살다 가고싶다.

Saigon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