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한겨울.
사이공의 밤은 길기만 하다.
하루 세끼식사 내육신 을 지키기 위해 의무적으로 먹는 식사란 정말 초라하기 그지없다.
젊어서 마누라가 해주는 음식을 먹기만 했지 내 손으로 끓여 먹어본것이란 라면이 전부였다.
주어진 밥상만 받아봤지 내가 직접 음식을 만들지 않고 또한 음식을 만드는 것을 배우지도
아니 했으니 이제 나이먹고 혼자 살다보니 모든것을 내손으로 직접 해결 하려니 정말 힘이든다.
음식을 제대로 만들기도 귀찮고 만들지도 못하여 먹는것을 의무로 생각하며 억지로
맛이 있던 없던 하루세끼는 꼭 챙겨 먹는다.
사이공의 밤은 길기만 하다.
늦은밤 자정무렵이면 예고없이 뱃속에서 시냇물 흐르는 소리가 난다.
하기사 영양가없는 음식만 접하다 보니 뱃속에 기름끼가 쏙 빠져서인것 같다.
허구한날 밤이면 그것도 꼭 자정무렵에 뱃속이 허하니 뭐라도 뱃속을 채워야 하는데
먹거리가 아무것도 없다.
양년통닭이 생가날때 또는 돼지족발이 먹고싶기도 하고 어떤때는 피자가 먹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자정무렵이라 모두가 문닫은 시간이고 늦은밤 사이공시내 까지는
거리가 너무 멀어 나갈수가 없으니
냉장고속 을 뒤져서 하다못해 오이라도 한개꺼내 고추장 쓱쓱 발라 먹으면 그게 그렇게도 꿀맛이다.
오늘밤도 예외는 아니다 그리하여 오이한개 꺼내 먹고나니 웬지 서글퍼 지는것 같다.
베트남에서 생활하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사이공시내보다 조용하고 공기맑은곳을 찾아 지난해 Cu Chi 로 이사 했는데 사이공 시내보단 조용하고
공기가 맑아서 좋기는 한데 집에서 사이공까지 오토바이로 왕복하면 기름값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시내보단 월세가 싸기 때문에 변두리로 나오기는 했는데 한달 오토바이 연료비를 계산해보니 시내에
사는것보다 절약이 되지를 않는것 같다.
하여 다시 시내로 이사하기로 하고 떤션녙 공항뒤편 에 독채를 계약하고
오는 28일이면 또 이사를 해야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이사하는것이 연래행사가 되고 말았다.
2009년 5월15일 최진사와 bat29전우와 김재한전우님이 사이공여행을 왔다가
잠시 방문을 했던 추억이 남아있는집인데 막상 이곳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웬지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다.
고장난 육신을 위해 요양차 이곳으로 처음 왔을때는 조용하고 공기가 시내보다는 맑아서 잘왔다
생각했으나 막상 주변에 한국사람들이 다 떠나고 혼자 남다보니 정말 외로워 못살겠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수 없다라는 말이 가슴속깊이 와 닿는다.
구찌까지 찾아주신 전우님들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는데......
집에 망고나무가 있어 직접 망고를 따서 먹기도 했는데.........
구찌에서의 추억이 그리워 최진사님과 김재한전우님은 다음에 사이공 오면 구찌에서
하루밤을 보낼 계획을 하는데 닭고기를 맛있게 해 주던 카페 여주인은 술주정꾼 신랑과 헤어지고
지금은 옛추억으로만 남아있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인데 정말 세상 사는게 너무 힘이들어
웬지 마음이 기나긴 겨울밤을 만난것 같습니다.
그러나 따사로운 세상속으로 힘차게 걸어 나간답니다.